"철 지난 이념정책 폐기하겠다"…文 부동산·탈원전 정책 '아웃'

입력 2022-03-10 17:39   수정 2022-03-17 16:06


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차기 정부 국정운영 방향의 상당 부분을 ‘경제’에 할애했다. 9개월 전 대권 도전 당시 “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”며 원칙론을 강조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예고했다. 문재인 정부가 고수해온 국가 주도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 자율과 창의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게 윤 당선인 경제 구상의 핵심이다. 선거 때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서민 복지, 중산층 확대 등 성장정책을 한층 더 강조하기도 했다.
○고질적인 양극화 극복해야
윤 당선인은 이날 한국이 직면한 위기를 △4차 산업혁명 대응 △코로나19 팬데믹 △고질적인 저성장·양극화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.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탈이념 경제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.


윤 당선인은 “자유주의를 위협하는 세력과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할 것”이라며 “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”고 했다. 이념에 치우친 대표적 경제정책이 부동산 정책이다. 서울 ‘강남 3구’ 집값을 잡으려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번졌다.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“문재인 정부는 집을 가지면 보수 성향이 돼 자기들을 안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”며 “집권을 위해 국민에게 고통을 준 정권”이라고 맹공격하기도 했다.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주요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도 윤 당선인이 단골로 비판한 정책이다. 그는 “성장은 소득이 올라야 하는 것인데 (소득주도성장론은) 수레가 말을 끈다는 엉터리 좌파 논리”라고 했다. 윤 당선인은 기업 주도 성장을 위해 규제 혁신을 위한 개혁 전담 기구도 설치할 계획이다.
○규제 풀어 기업 역동성 키운다
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가 성장하려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경제 체질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. 윤 당선인은 “자율과 창의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역동적 나라” “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중심 경제로의 전환” 등 국정 운영의 원칙을 강조했다.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‘대통령이 된다고 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과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점 한 가지를 든다면 무엇이냐’는 질문을 받고 “시장 원리를 존중하겠다”고 답하기도 했다. “경제는 민간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”는 윤 당선인의 소신은 선거를 거치면서 더 확고해진 것으로 전해졌다.

윤 당선인은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‘차기 경제사령탑의 인사 기준’을 묻는 말에 “4차 산업혁명을 확실하게 밀고 나갈 사람에게 맡길 것”이라며 “기업 경험이 있고 관료 생활도 해서 세상 변화를 잘 아는 사람을 찾겠다”고 했다. 시장경제를 잘 이해하는 사람을 중용하겠다는 의미다.

성장과 복지에 대한 관점도 미묘하게 바뀌었다. 윤 당선인은 이날 “우리에게 필요한 따뜻한 복지도 성장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”며 “성장의 결실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따뜻하게 보듬겠다”고 했다. 그동안 강조해온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지만, 강조점이 성장 쪽으로 한 클릭 이동했다.
○과학기술 선도 국가·포스트 코로나
과학기술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선거 구호는 선거운동 막판 윤 당선인의 유세에 자주 등장했다. 윤 당선인은 이날 회견에서도 “첨단 기술 혁신을 대대적으로 지원해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고 초저성장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로 올려놓겠다”고 했다. 윤 당선인은 “과학기술 입국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”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과학기술강국론에도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.

윤 당선인이 최우선적으로 강조하는 코로나19 대응에도 이런 첨단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. 윤 당선인은 정치와 과학의 분리 역시 강조하고 있다. 섣부른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산업이 사실상 붕괴했다는 게 윤 당선인의 판단이다. 그는 지난달엔 “현 정부는 정치를 과학기술의 영역까지 끌어들였다”며 “정치적 판단으로 졸속 추진한 탈원전 정책이 대표적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.

좌동욱 기자 leftking@hankyung.com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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